그룹웨어와 AI, 그 다음 진화
그룹웨어는 2000년대 이후 많은 변화를 겪어왔습니다.
그룹웨어란 무엇인가요? 왜 써야 할까요? 지금 이 시점에 그룹웨어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존재하기는 할까요? 20년 넘게그룹웨어를 다뤄온 저 자신에게 스스로 던지는 질문들입니다. AI, AI 하는데, 과연 AI는 그룹웨어와 어떤 관계를 맺어야할까요?
그룹웨어는 언제나 IT 변화의 중심에서 함께 진화해왔습니다. 업무 환경이 종이에서 전산으로 바뀌던 시기, 사내 전산망업무가 인터넷으로 옮겨가던 시기, 보안을 위해 ActiveX가 도입되고 이후 Chrome 같은 브라우저로 다시 바뀌던 시기,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출시한 이후 모바일 업무 환경이 확산되던 시기, 사내 시스템이 클라우드로 전환되던 시기까지. 이제는 AI를 통한 업무 환경 변화에 그룹웨어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가라는 새로운 과제 앞에 서 있습니다.
그동안 그룹웨어 구축이나 제안의 방향을 한번 돌아봅시다.
고객이 그룹웨어를 도입하거나 재구축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한 변화들에 미리 대비하거나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여혁신하고자 하는 의지에서 비롯됩니다. 흔히 그룹웨어를 도입하면 업무 생산성이 좋아지고, 협업을 위한 필수 선택이라고들합니다.
저는 그룹웨어를, 종이로 일하던 세대와 PC로 일하던 세대, 그리고 MZ 세대에 이르기까지 세대를 넘나드는 커뮤니케이션도구였다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제 스마트폰으로 통화를 하고, 톡으로 대화를 합니다. 예전처럼 팩스로 문서를 전송하거나, 종이에 글씨를 직접써서 견적서를 작성하지 않습니다. 이제 세대 간 소통은 더 이상 상하 소통이 아니라 좌우소통입니다. 의사 소통을 위한 도구가 만들어지면 대체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도구에 적응해야하고 적응이 안되면 도퇴되어 조직에서 배제되어 버립니다. 직급이 높다고, 나이가 많다고 일을 잘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조직 구성원은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끊임없이 변화에 적응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측하며 스스로를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그룹웨어를 도입할 때 고객은 자신들이 원하는 업무 요구사항을 정리합니다. 이 요구사항은 유사 업체 사례 분석, 내부 현업현황 파악, 업무 혁신 컨설팅 등을 통해 만들어져 시스템 구축 업체에 전달됩니다. 업체는 이 요구사항에 맞춰 제안을 하고, 고객은 그중 하나를 선정해 시스템을 구축합니다.
그렇게 구축된 시스템은 실제로 어떤 효과를 냈을까요?
관리자 눈치 보지 않고 의사결정과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어서 좋아졌다고 할 수도 있고, 반대로 조직 구성원의 업무를 더잘 통제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할 수도 있습니다. 말과 회의로 이루어지던 업무가 데이터로 남으면서 유사 업무나 기존 의사결정내용을 참고할 수 있게 되어 반복 업무가 줄었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사실 조직이 충분한 수익을 내고 구성원 개개인의 역량만으로도 성과가 충분히 뛰어나다면, 이런 논의 자체가 필요 없을지도모릅니다.
결국 그룹웨어는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위한 도구라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조직이 그룹웨어를 새로 도입하거나재구축한다 해도, 개인의 관점에서는 큰 의미가 없을 수 있습니다. 개인은 시스템이 바뀌면 오히려 새로운 환경에 적응해야하고, 업무 프로세스 변화에 대한 거부감 때문에 변화보다는 기존 시스템과의 호환성이나 기능 그대로의 이전을 요구하게됩니다. 결국 큰 비용을 들여 시스템을 도입하거나 재구축해도 효과가 미미한 경우가 많은 것은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라고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그룹웨어가 가야 할 방향은 무엇일까요? AI는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요?
답은 사용자에게 있습니다. 그룹웨어를 가장 잘 알고 가장 잘 사용하는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저는 당신의 업무를 추측하고방향을 제시하는 가이드 역할을 할 수 있을 뿐입니다.
예전에는 고객이 원하는 요구사항이 있어도 시스템에 반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구축 업체에 요청은 하지만, 시스템의 한계나 업체의 역량에 따라 구현되거나 되지 않은 채로 프로젝트가 마무리되곤 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다릅니다. AI에게 물어보면 답이 나옵니다. 그룹웨어 업체는 고객이 원하는 대로 구현해줄 수밖에 없는 시대가되었습니다.
결국 그룹웨어는, 기존에 사용자가 그룹웨어 안에서 직접 처리하던 업무를 AI에게 맡길 수 있도록 가이드를 제공해야 합니다. 그룹웨어가 모든 시스템의 중심이 될 수 있도록 진화해야 합니다.
왜 그룹웨어가 중심이어야 할까요?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례를 보면 답을 알 수 있습니다. MS는 모든 사용자가 자사 제품없이는 일을 할 수 없는 환경을 만들었습니다. 업무가 종이에서 전산으로 넘어갈 때 다른 OS보다 후발주자였지만 DOS와Windows로 사용자를 자사 환경으로 이끌었고, Lotus의 강력한 스프레드시트를 Excel로 대체했습니다. 인터넷 시대에는Netscape를 밀어내고 Internet Explorer로 웹 브라우저 시장을 장악했습니다. 이렇게 MS는 시대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유일무이한 업무 환경을 끊임없이 주도하고 유지해왔습니다.
언어가 시대와 세상이 변해도 쉽게 바뀌지 않는 것처럼, 그룹웨어 역시 업무를 주도하는 시스템으로 유지되어야 합니다. 이메일 시스템이 갑자기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구성원 간 협업을 위한 문서 형식이 하루아침에 완전히 새로운 형태로바뀌지도 않을 것이며, 인터넷이 다시 팩스로 회귀하거나 데이터를 종이로 보관하는 방식으로 되돌아가지도 않을 것이기때문입니다.
그룹웨어는 이제 철저히 개인을 위한 업무 공간으로 재정의되어야 합니다. 개인의 업무 방식에 귀 기울이고 이를 준비해야합니다. 예를 들면 이런 상황들입니다.
-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업체가 매월 25일 20개 협력업체에 유지보수 요청서를 발송하는 업무
- Todo 리스트에 따라 업무를 진행하되, 의사결정이 필요한 부분은 결재를 올려야 하는 업무
- 인원이 많은 사업부에서 휴가계를 일일이 결재해야 하는 업무
- 자료 작성 시 내 디렉토리에서 유사 문서를 찾아 참고해 수정하는 업무
- 기존 고객에게 제출한 견적서를 날짜별로 찾아 금액 추이를 확인하는 업무
- 유사한 품의서를 작성할 때마다 기존 품의서를 찾아 수정하는 업무
- 고객사 견적을 위해 ERP 원가를 조회하고, 재고를 확인하고, 스펙을 정리해 견적서를 발송하는 업무
- 발주서나 RFP를 받아 스펙과 조건을 확인한 뒤, 내부 조건에 맞춰 제조·개발 담당자에게 전달하는 업무
이처럼 수많은 형태의 업무가 존재합니다. 이 업무들을 정형화하여 자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기존에 개발해 제공하던기능들을 AI가 수행할 수 있는 형태로 재구성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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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
AI 활용 방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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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유지보수 요청서 발송 |
사용자가 그룹웨어에 패턴·키워드를 등록하면, AI가 메일 시스템의 패턴을분석해 발송 대상과 시점을 판단합니다. 시스템 구성은 그룹웨어가 담당하고, 실행 여부는 사용자가 선택하며, 발송 결과는 사용자가 확인만 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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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do 리스트 기반 결재 업무 |
사용자가 등록된 업무를 이행하고 완료 시 관련 자료를 시스템에 등록하면, 결재가 필요한 항목은 그룹웨어가 자동으로 결재를 상신합니다. AI가 필요한부분은 결재 자체가 아니라, 업무 내용과 자료를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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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수 인원의 휴가계 결재 |
사용자가 특정 키워드나 양식에 대한 자동 결재 조건을 등록해두면, 그룹웨어가 이를 인식해 자동으로 처리합니다. 양식이 단일한 조직이라면AI가 휴가계 여부만 판별하도록 구성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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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문서 참고 및 수정 |
사내 데이터를 수집해 데이터베이스를 구성하고, 사용자가 입력한 키워드로추천 자료와 유사 문서를 제시합니다. 유사 문서의 변경 이력까지 축적해두면, 사용자가 문서와 변경 내용을 지정하는 것만으로 자동 반영된 문서를 생성할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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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적서 금액 추이 확인 |
축적된 데이터베이스에서 조건에 따라 필터링하는 페이지를 개발해두면, 검색식처럼 원하는 결과를 조회하고 표나 그래프로 시각화해 보여줄 수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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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 품의서 반복 작성 |
품의서 템플릿 저장 기능을 만들고, 사용자가 키워드와 템플릿을 선택하면AI가 적절한 위치에 내용을 작성해 사용자는 확인 후 결재만 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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견적서 작성(ERP 조회 등) |
사내 데이터베이스에서 AI가 제품 정보를 추출해 물품 목록, 스펙, 자주 쓰이는키워드를 별도로 관리하도록 배치 작업을 구성합니다. 이 데이터는 자동 견적시스템이나 제품 매뉴얼 등 다양한 곳에 활용되며, 사용자는 사전에 설정된연결 정보나 쿼리로 다른 시스템을 조회·확인할 수 있습니다. 자동화된 조건에따라 생성된 견적을 확인만 하면 자동으로 고객에게 발송되고(의사결정이필요하다고 AI가 판단하면 결재 절차로 연결), 결과만 확인하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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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서·RFP 처리 |
발주서나 RFP를 업로드하면 파싱해 DB에 저장하는 시스템을 구성합니다. AI는 기존 RFP와 축적된 데이터베이스를 바탕으로 사내에서 분류된 키워드에따라 분석하고, 사용자가 원하는 조건에 맞게 정보를 추출합니다. |
이러한 작업들을 정리하면, 그룹웨어에 구현이 필요한 핵심 기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 키워드 저장 기능
- 자동 메일 발송 기능
- 자동 결재·품의 기능
- 외부 시스템 연동을 위한 API 개발
- 데이터 수집을 위한 문서 파싱 기능
- 자체 AI가 데이터를 수집해 DB에 저장하는 설계
물론 더 많은 논의와 검토가 필요하겠지만, 이런 설계와 개발 방향이 앞으로 그룹웨어가 나아가야 할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핵심 질문은 이것입니다. 그동안 그룹웨어에서 사용자가 처리해온 업무를 AI에게 어떤 형태로 위임해 사용자의 업무 부담을줄일 수 있는가? 단순 반복 업무를 위해 고용했던 어드민의 역할을 AI로 대체할 수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것이그룹웨어의 새로운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티브 잡스가 아이폰을 세상에 공개했을 때, 그는 세상에 없던 기술을 발명한 것이 아니라 기존 기술들을 창의적으로조합하고 융합해 완전히 새로운 사용자 경험(UX)을 만들어냈습니다. 그것이 스티브 잡스 철학의 핵심이었습니다. 그룹웨어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없던 기술을 새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이미 있는 기술을 가지고 사용자에게 AI를 통한 새로운 경험을만들어내는 시스템이 되어야 합니다.
즉, 그룹웨어는 기존 기술을 AI와 결합해 사용자에게 새로운 업무 경험을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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